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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소리, 조경태 의원은 한국 보수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국민의 힘의 미래는?

by 쓸모 & 쓰임새 202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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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판에서 조경태 의원만큼 독특한 이력과 상징성을 지닌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 계열 정당의 깃발을 들고 보수의 심장부인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지내며 ‘부산의 노무현이라 불렸던 인물. 그러나 그는 돌연 적진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으로 말을 갈아탔고, 이제는 보수 정당의 최다선(6선) 의원이자 당권에 도전하는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정치 여정은 한국 정치의 이념적 지각변동과 계파 갈등의 역사를 고스란히 압축해 보여준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배신자’로, 국민의힘 주류에게는 여전히 ‘굴러온 돌’로 여겨지는 경계인. 하지만 그의 꾸준한 지역구 장악력과 선명한 목소리는 그를 단순한 비주류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이 글은 조경태라는 복합적인 정치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그가 왜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그의 정치적 스탠스는 무엇이며, 그가 한국 보수 정치의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전망해 본다. 

 

그는 '쓴 소리' 전문이다. 항상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한다. 그의 쓴소리가 과연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지켜보자.  당 지지율이 20%가 채 되지 않은 국민의 힘에게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조경태 의원

 

조경태 의원의 약력: 풀뿌리 조직력으로 성장한 정치인

 

조경태 의원의 정치적 자산은 단연 압도적인 지역 기반이다. 그의 이력은 화려한 중앙 정치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학력 및 약력: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부산 동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정치 입문 전 그의 이력은 평범한 공학도의 길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엘리트주의보다는 지역 현안과 민생 문제에 천착하는 정치 스타일을 갖게 된 배경으로 작용한다.

 

정치 경력: 그의 정치 인생은 ‘도전과 성공’의 연속이었다.

 

초선 (17대, 2004년): 1996년과 2000년 총선에서 연달아 낙선한 끝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사하구 을에 출마하여 마침내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거둔 승리였기에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재선 ~ 4선 (18대, 19대, 20대): 이후 그는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연달아 당선되며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는 당의 지원보다는 자신만의 조직력과 스킨십으로 선거를 치르는 ‘조경태 스타일’을 확립했다. 이는 그가 중앙당의 계파 구도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5선 ~ 6선 (21대, 22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후에도 그의 당선 신화는 계속되었다. 보수 정당 후보로 출마하여 연이어 당선되면서, 그는 특정 정당이 아닌 ‘조경태’라는 개인 브랜드의 힘을 입증했다. 22대 총선 승리로 그는 부산 지역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올랐다.

 

이처럼 그의 경력은 험지에서 살아남아 자신만의 성을 구축한 ‘야전사령관’의 역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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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보수에 입당했나?: ‘친문 패권주의’와의 결별

 

조경태 의원의 당적 변경은 2016년 당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가 민주당을 떠난 이유는 한마디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에 대한 반기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아래에서 20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당내 주류였던 친문 세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고, 비주류나 쓴소리를 하는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조경태 의원은 오래전부터 당내 주류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당시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을 위해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당이 소수 강경파의 목소리에 휘둘리며 중도층과 합리적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가 보기에 당시 민주당은 ‘닫힌 정당’, ‘패권 정당’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결국 공천 갈등이 극에 달하자, 그는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민주정당이 아니다"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의 새누리당 입당은 단순한 이념적 전향이라기보다는, 자신을 배척한 친정(親政)에 대한 정치적 반격이자,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의 성격이 짙었다. 그는 "새누리당이 100%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입당한다"고 밝히며, 특정 이념이 아닌 ‘국가 정상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민주당을 탈당하는 조경태 의원

그의 정치적 스탠스는? 진보적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이다.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종종 그의 보수성에 대한 의심을 받지만, 현재 그의 정치적 스탠스는 국민의힘 내에서도 상당히 강경한 보수에 속한다.

 

안보관: 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는 안보관이다. 그는 '‘자체 핵무장론’의 가장 강력한 주창자 중 한 명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를 넘어 독자적인 핵 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이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민주당의 대북관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으며, 국민의힘 주류보다도 훨씬 더 강경한 목소리다.

 

사회·문화적 스탠스: 그는 사회·문화적으로도 명확한 보수주의자다. 동성애, 동성혼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력히 반대하며, 전통적 가족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는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민주당의 스탠스와는 명백히 충돌하는 지점이다.

 

경제관: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 원칙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보수 정당의 기본 노선을 따른다. 다만, 지역구인 부산 사하구의 발전을 위해 국비 확보나 인프라 건설 등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이를 ‘진보적’이라기보다는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실용주의적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요컨대, 그는 ‘민주당 출신의 진보적 보수’가 아니라, ‘민주당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보수주의로 전향한 국가주의적 보수’에 가깝다. 그의 뿌리는 민주당에 있지만, 현재 그의 정치적 지향점은 보수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국민의 힘의 위기

 


그가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만약 조경태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된다면, 이는 당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영남 자민련’ 탈피 시도: 그는 국민의힘이 ‘영남 자민련’(영남에만 안주하는 지역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당의 전국 정당화를 외친다. 그의 당선은 특정 계파(친윤, 친한 등)나 영남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승리라는 점에서 당내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강력한 대야(對與) 투쟁 예고: 그의 강경한 스탠스는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극한 대치를 예고한다. 타협보다는 선명한 노선과 원칙을 앞세워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핵무장론과 같은 이슈를 당론으로 추진하며 안보 정국을 주도하려 할 것이다.

 

당의 외연 확장과 내부 갈등: 그의 비주류적 배경과 대중적 소통 방식은 기존 보수 지지층 외에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들일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강경 보수 노선은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당내 합리적 보수 세력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의 리더십은 ‘당의 체질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당의 극우화’라는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보수 정치의 복원을 위한 조경태의 미래는?

 

조경태 의원은 한국 보수 정치에 있어 ‘메기’와 같은 존재다. 고여있는 저수지에 들어가 다른 물고기들을 긴장시키고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처럼, 그는 국민의힘 주류 세력에게 끊임없이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그가 보수 정치의 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성공한 리더로서 보수를 재건하는 길이다. 만약 그가 당권을 잡고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큰 선거에서 승리를 이끈다면, 그는 ‘이단아’에서 ‘혁신가’로 재평가받을 것이다. 그의 강한 추진력과 선명한 노선이 무기력증에 빠진 보수 진영을 깨우고, 강력한 리더십 아래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실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충격 요법’을 제공하는 길이다. 그가 당권 경쟁에서 패배하더라도, 그의 도전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그의 존재는 국민의힘이 왜 변화해야 하는지, 주류의 안일함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제기하는 핵무장론, 당 체질 개선론 등은 당장 실현되지 않더라도 보수 진영 내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며, 결국 당의 변화를 이끄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조경태의 미래에 밝은 빛이 가득하길 빌어 본다. 그는 진보 정당에서도 그리고 보수 정당에서도 '쓴 소리'를 거침없이 내뱉는 투사이다. 부디 건전한 정치 문화의 재생을 위해, 쓴소리 조경태 의원이 야당의 대표가 되는 그날을 기대한다. 그것이 내란 정국에서 탈피하는 날이고, 건전한 보수의 재건이 이루어지는 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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