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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는 이유로 믿는 ‘무지에 의한 오류’ 그리고 심리학적 함정

by 쓸모 & 쓰임새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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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없다는 증거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외계인은 분명히 있어요.”  말은 처음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대표적인 논리적 오류다. '무지에 의한 오류(Argument from Ignorance)'란,어떤 주장에 대한 명확한 증거나 반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주장이 참이라고 간주하는 사고의 함정이다. 


이는 과학적 사고의 정반대다. 과학은 “증거가 없으면 판단을 유보한다”라고가르치지만, 사람들은 “증거가 없으니 맞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경향은 뉴스, 종교, 미신, 정치적 주장, 음모론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아는만큼 보일까?

왜 우리는 모름을 맞음으로 착각할까?

 

첫째, 불확실성 공포 회피 심리다. 사람의 뇌는 ‘모른다’ 상태를 불편해한다. 무엇이든 믿을  있는 이야기로 공백을 메우고 싶어 하는욕구 강하다.


둘째, 인지적 구두쇠 이론(Cognitive Miser Theory) 따르면 사람들은 정보를 깊이 파고들기보다, 가장 빠르고  힘든 방식으로 판단하려 한다. ‘모르니까 그렇다고 치자’ 식의 간편화된 결론이 유혹적인 것이다.


셋째, 인간의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때문이다.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 반대 증거는 없으니까  말이 맞아”라고 결론 내리는것이다.


넷째,  오류는 무지의 책임을 회피할  있게 해준다. 우리가   수는 없잖아요”라는 말은 마치 지식과 정보에 대한 책임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안전장치처럼 사용된다.

 

무지오류는 왜 위험한가?

 

 오류가 퍼지면, 지식보다 신념이 앞서는 사회 된다. “나는 모르지만, 뭔가 있지 않을까?”라는 식의 판단은 비합리적인 신념 체계 키운다. 음모론, 괴담, 가짜 뉴스가 여기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백신의 장기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없으니, 백신은 위험하다”위험하다”라고주장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판단 유보가 사라지면, 성장의 기회도 사라진다.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비로소 배움과 성찰이 시작되는데,  오류는 그것을 ‘믿음’으로 덮어버린다. 나아가,  오류는 악의적 조작에도 취약하다. 정보를 감추거나 흐리면 사람들은 스스로 논리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착각한다. '공백의 논리' 악용하는 선동가들에게 안성맞춤인 환경이다.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습

 

 오류를 피하려면, 정보가 없다면 판단도 유보해야 한다” 태도 익혀야 한다. 유보는 무지가 아니다. 오히려 지적 겸손의 출발이다. 질문하는 습관 들이자. “정말로 근거가 없을까?”, “근거 없음이 믿음으로 연결되는  타당한가?” 자문해 보는연습은 사고의 깊이를 키운다.  정보의 출처를 점검하는 훈련도 중요하다. “누가, 왜, 어떤 목적에서  정보를 제공했는가?” 고민하는 습관이 오류를 막아준다.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희망이다

 

무지’ 종종 무시당하거나 조롱당하는 말이지만, 사실 가장 건강한 사고는 ‘나는 아직 모른다’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새롭게 탐색하고 질문하며,  정교한 앎에 도달할  있다. 진짜 무지는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반대로, 건강한 무지는 오히려 사고의 문을 여는 지성의  단계 된다. 나는 모른다” 말, 그것은 무릎 꿇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가는 문을 여는 행동이다.

 

이런 유머도 있지 않은가. 

 

학사는 "난 무엇이든 다 안다"

석사는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

박사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

 

학사는 "내가 뭘 나는지 알겠다"

석사는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겠다"

박사는 "내가 뭘 아는지 모르겠다"

 

배움이 많아질수록,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그것이 바로 앎을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닌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만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