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장면 아닐까요? 누구도 특별히 게으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우리는 ‘시작’을 잘 못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나태한 완벽주의자들입니다.
서른을 앞둔 취준생 ‘지민’은 아침마다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오늘은 진짜 시작이야!”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은 스마트폰을 향하고, 눈은 유튜브 추천 영상을 따라가고 있죠. 해가 지고 나면 늘 똑같은 후회가 밀려옵니다. “내가 왜 또 이랬을까...” 자책은 깊어지고, 다시 다짐하죠. “내일부터는 진짜 다르게 살아야지.”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 반복은 멈추지 않습니다.
고등학생 ‘유나’의 하루도 비슷합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책상을 정리하는 데만 20분이 걸립니다. 물건 하나하나를 각 잡아 배치하고, 스프레이로 구석구석 닦아낸 후에야 자리에 앉죠. 그런데 정작 책을 펴기도 전에 휴대폰 알림이 울립니다. 그리고 또 시간은 사라집니다.
게으름이 아니라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함정
흔히 완벽주의자는 계획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완벽주의 때문에 아무 일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다 준비됐지만, 막상 행동에 나서기엔 조건이 하나도 맞지 않는 느낌. “지금은 때가 아니야. 더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자.” 이 마음이 우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이런 심리는 안전지대를 벗어나고 싶지 않은 우리의 본능에서 비롯됩니다. 새로운 일에는 항상 예상 못한 변수와 불확실성이 따르죠. 그게 두렵습니다. 결국 뭔가를 '준비하는 척' 하면서도, 실제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빠집니다. 마음은 분주한데, 현실은 정지된 듯 느껴지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진짜 마음만 먹으면 나도 할 수 있어.” 이 말, 우리도 모르게 자주 내뱉습니다. 사실 이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입니다. 막상 시작해서 실패하는 것보다는, 애초에 시작하지 않음으로써 ‘내 가능성은 아직 살아 있다’고 믿고 싶은 거죠.
게다가 우리는 '계획 세우기'에 지나치게 몰두합니다. 다이어리에는 일정이 빽빽한데, 실제로 해낸 건 거의 없습니다. 왜일까요?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의 뿌듯함이 우리를 착각하게 만듭니다. 마치 실행한 것 같은 착시.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계획도 움직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미루는 습관, 이렇게 벗어날 수 있어요
1. 시작의 문턱을 낮추세요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하루에 책 한 장만 읽자”, “글을 한 문장만 써보자” 같은 작고 구체적인 행동이 시작을 쉽게 만듭니다. 이런 작은 실천이 쌓이면 점점 더 큰 행동도 가능해집니다.
2. 결과보다 ‘지속성’에 집중하세요
매번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꾸준히 해내는 걸 목표로 삼아 보세요. 일관된 반복은 결국 어느 순간 ‘완성’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옵니다. 꾸준함이 실력을 이깁니다.
3. 실패를 피하지 말고 익숙해지세요
실패는 실력 부족의 증거가 아니라,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해보지도 않은 것보다 해보다가 넘어지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려 하지 말고, 해보는 데 의미를 두세요.
4. 나 자신을 관찰해보세요
하루를 마치고 “왜 또 못했을까?”라고 자책하지 마세요. 대신 “오늘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비판보다 관찰이 변화를 이끕니다. 자기비판은 마음을 닫게 만들지만, 자기 이해는 마음을 열어줍니다.
완벽이란 이름의 족쇄를 벗자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걸 하려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란 ‘실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실수를 끌어안고도 계속 가는 힘’이라는 사실입니다. 진짜 완벽한 사람은, 모든 걸 준비한 사람이 아니라 준비가 덜 됐더라도 시작한 사람입니다. 광고 카피처럼 말해볼까요?
"Just start. 완벽은 나중에 따라와도 됩니다."
오늘의 한 걸음이, 내일의 열 걸음을 만듭니다.
망설이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첫 발을 뗄 순간입니다. 두려운 건 실패가 아니라, 계속 제자리에 머무는 나 자신일지도 모르니까요.
🔖 핵심 요약
- 미루는 습관의 본질은 완벽주의일 수 있다.
- 계획보다 ‘작은 실행’이 더 중요하다.
- 실패는 도전의 일부이며, 반복은 성공의 씨앗이다.
- 자기비판 대신 자기 관찰을 통해 나를 이해하자.
- 완벽은 출발선이 아니라, 여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