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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응원단장, 희망의 뽀빠이” – 이상용을 추억하며

by 쓸모 & 쓰임새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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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상용을 뽀빠이 아저씨’불렀고, 그는 별명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다. 방송에서 그는 자주 “여러분의 뽀빠이 아저씨, 이상용입니다!”라고 외쳤고, 한마디에 장병들과 시청자들은 저절로 등을 펴고 웃음 짓곤 했다. 별명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 다부지고 근육질이었던 그의 체격은 만화 뽀빠이를 떠올리게 했고, 그가 보여주는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 장병과의 호흡, ‘힘을 주는 존재’로서의 역할이 더해지며 ‘뽀빠이’그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그는 이름을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처럼 품고 살았다.

 

 

뽀빠이

 

 

194511월, 해방 직후의 어수선한 시기에 태어난 이상용은 어려운 유년을 지나 고려대학교 임학과에 입학한다. 나무와 숲을 배우는 학문을 전공했지만, 그의 재능은 사람들 사이에서 빛났다. 재학 시절 응원단에 들어간 그는 단숨에 존재감을 드러냈고,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박력으로 고려대 응원단장의 자리에 올랐다.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후, 그는 ‘사람을 움직이는 재주’무기로 방송계에 뛰어든다.

 

1970년대, 그는 방송 MC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우정의 무대》그와 떼려야 없는 대표작이다. 1981방송된 프로그램은 장병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상용은 마치 부대의 고참 형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무대를 이끌었고, 그의 명쾌한 진행은 ‘국민 응원단장’이라는 별명까지 낳았다.

 

우정의 무대 그리운 어머니

 

<우정의 무대>에는 그만의 명장면이 많았다.

 

"엄마가 보고플 때 엄마사진 꺼내놓고, 엄마 얼굴 보고 나면 눈물이 납니다~~"라는 노래만 나오면 병장들의 눈가는 붉어졌다. "저분이 내 어머니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장병들은 와 주세요" 하면, 분명히 자신의 어머니가 아님에도 "저희 엄마가 분명합니다"라며 무대에는 수십 명의 장병들이 도열했다. 어쩜 동료의 어머니를 보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으려고 했으리라. 

 

한번은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마이크가 고장 음향이 나가지 않았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진행자라면 당황했을 상황에서 이상용은 갑자기 “군가 ‘멸공의 횃불’ 시작!”외쳤고, 수백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군가를 부르며 시간을 벌어줬다. 마이크보다 사람을 믿는 사회자의 저력이었다.


번은 신병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던 울음을 터뜨렸다. 부모님이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눈물만 흘리던 그를 이상용은 따뜻하게 안아주며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 지금 보고 계신다. 걱정 마라. 무대는 편지를 대신한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가장 유명한 일화 하나는, 병사가 무대 위에서 반지 손을 들고 “이제 결혼합니다!”라고 외쳤을 때다. 이상용은 깜짝 놀란 얼굴로 “야, 여자친구가 텔레비전 보고 다른 남자랑 결혼하면 어떡하냐?”고 받아쳤고, 장병들과 방청객들은 웃음바다가 됐다. 유머와 따뜻함은 항상 함께였다.

 

방송 이외에도 그는 심장병 어린이 후원 운동힘썼다. 무대에서 받은 사랑을 병든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는 장기간에 걸쳐 수많은 아이들의 수술비를 마련했고, 치료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이 그에게 편지를 보내오곤 했다. 이상용은 편지들을 “인생의 훈장”이라 부르며 소중히 간직했다.

 

2000년대 이후 그는 한때 정치권에도 몸을 담갔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출마했지만, 그의 진짜 무대는 국회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그는 언제나 말보다 행동으로, 설득보다 응원으로 사람을 바꿔내던 사람이었다.

 

그의 생애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를 떠받치고 있었기에 빛났다. 응원단장으로, MC로, 자선가로, 그리고 국민 ‘뽀빠이’살았던 이상용은 단지 방송인이 아니었다. 그는 시대의 기운을 끌어안은 격려자였고,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용기를 불어넣는 응원가였다.

 

이제 그는 무대 뒤로 조용히 퇴장했지만, 그가 남긴 목소리는 여전히 귓가에 울린다. “뽀빠이 아저씨가 항상 응원합니다!”라는 외침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아직 살아 있다. 고이 잠드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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