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 구인구직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매너리즘을 겪은 덕이 있다고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느끼는 이 ‘일상의 무기력’, 그것은 무엇 때문이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3년차 직장인의 현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아침’과 ‘버티는 퇴근길’
입사 3년 차,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 근무 중인 김 모 씨는 요즘 출근길이 괴롭다.
“그냥 해야 하니까 해요. 특별한 것도 없고, 재미도 없고… 버티는 느낌이죠.” 입사 초엔 브리핑 하나에도 밤새 자료를 뒤지고 발표를 준비했지만, 지금은 형식적인 일처리가 대부분이다. 성과는 나쁘지 않지만, 더 이상 뿌듯하지도 않다.
비슷한 시기, IT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는 정 모 씨
“일은 손에 익었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고 고백한다. 창의적인 일을 꿈꾸며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매달 반복되는 보고서, 바뀌지 않는 회의 패턴이다. 정 씨는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기계처럼 숙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익숙함의 함정: 매너리즘의 시작은 '능숙함'이다.
매너리즘은 보통 일이 익숙해졌을 때 찾아온다. 처음엔 작은 성취에도 감격하고, 새로운 업무를 배울 때마다 긴장감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성장’이 멈췄다고 느낄 때, 그 익숙함은 반복이라는 이름의 지루함이 되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무기력의 늪에 빠진다.
익숙함 외에도 매너리즘의 원인은 다양하다.
▲개인적 목표 상실 ▲리더십 부재 ▲성과에 대한 인정 부족 ▲과도한 반복 업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즉, ‘일에 익숙해진다’는 단편적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엔, 매너리즘은 훨씬 더 복잡한 정서적 현상이다.
메너리즘의 징후들: 무기력, 무관심, 무감동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인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 아침에 눈뜨기 힘들고 출근이 싫다
- 업무 중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 회의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메모조차 하지 않는다
- 성과에 무덤덤하고, 칭찬에도 기쁘지 않다
- 사소한 일에 짜증이 많아지고, 동료와 거리감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피곤함’과는 다르다. 몸이 피곤하다기보다는, 마음이 지쳐 있는 상태다.
메너리즘 vs 번아웃 vs 보어아웃: 닮은 듯 다른 세 가지 증상
매너리즘은 흔히 번아웃과 혼동되지만, 그 뿌리는 다르다. 번아웃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한 에너지 소진 상태인 반면, 매너리즘은 지속적인 단조로움과 목표 상실에서 오는 무기력이다. 또 다른 개념인 '보어아웃(Bore-out)'은 일 자체가 지루하거나 과소하게 주어질 때 발생한다. 이 경우, 직원은 시간만 때우는 식으로 무기력하게 일을 버티게 된다.
즉, 매너리즘은 동기 저하와 성장 정체감, 번아웃은 에너지 고갈, 보어아웃은 과소 자극이라는 차이가 있다.
매너리즘은 극복할 수 있을까?
답은 ‘예’다. 다만 전제가 있다. 매너리즘은 스스로 인식하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때 극복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환경보다 ‘마음가짐’이다. 실제로 직장인들은 매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해 휴가, 이직, 취미생활, 자격증 취득 등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은 내면의 질문이다.
“나는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매너리즘 탈출법: 초심을 떠올리되, 무작정 돌아가지 말 것
- 자기 성찰의 시간 갖기
조용한 공간에 앉아 눈을 감고, 입사 당시를 떠올려보자. 면접을 준비하던 밤, 합격 통보를 받던 순간, 첫 출근의 설렘. 그리고 현재의 자신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 — 그 속에 감사의 감정을 떠올리는 것이 첫 걸음이다. - 일상의 리듬 재설계
같은 업무라도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음악을 들으며 업무 준비를 하거나, 하루에 10분씩 자기계발 독서를 시도해보자. 루틴을 재구성하면 정체된 기분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작은 도전 감각 만들기
새 프로젝트가 없으면, 자신만의 사이드 미션을 설정하자. 팀 내 발표를 자청하거나 사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새 동기를 줄 수 있다. - 성장의 흔적을 기록하기
매일이 똑같다고 느껴질 땐, ‘오늘 배운 것 하나’를 메모장에 써보자. 일주일만 지나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선배의 진심 어린 조언: "계속 달릴 수는 없어요, 잠시 쉬었다 가요. 그래도 돼요"
누군가는 말한다. “직장은 원래 재미없는 곳이야.” 하지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한편은 이렇게 묻는다. “그렇다면 나는 왜 여기 있는 걸까?”
매너리즘은 나약함이 아니다. 성장의 속도가 잠시 멈춘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 흐름을 스스로 인식하고, 다시 리듬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초심은 지나간 감정이 아니라, 회복 가능한 에너지라는 것. 가끔은 속도를 늦추고, 그 초심의 기억 속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잊지 말자. 지금 당신이 무기력한 이유는, 한때 너무 뜨겁게 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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