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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공연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기록과 위안, 그리고 음악의 본질

by 쓸모 & 쓰임새 2025. 5. 3.

 

콜드플레이는 한국 공연 역사상 여러 가지 ‘최초’와 ‘최다’를 남겼다. 한국 공연 사상 최다 관객 25만 명, 최다 회차 6회, 티켓 수익 47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들이 줄줄이 뒤따랐다. 콜드플레이 공연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이었나? 

 

📊 공연이 만든 기록, 감정이 만든 역사

 

콜드플레이는 한국 공연 역사상 여러 가지 ‘최초’와 ‘최다’를 남겼다. 한국 공연 사상 최다 관객 25만 명, 최다 회차 6회, 티켓 수익 47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들이 줄줄이 뒤따랐다. 지난해 12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하루 최다 이용객 수가 7만 3,793명을 찍은 날이 있었다. 평소보다 무려 3만 2,000명이 더 몰린 그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영국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마지막 내한공연이 열렸다. 서울역에서 킨텍스역까지 단 16분. “콜드플레이 때문에 GTX 처음 타봤는데 신세계였다”는 관람객들의 반응이 SNS에 넘쳐났다. 그러나 그날 진짜 신세계는 열차 안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진짜 기록은 ‘숫자’가 아니었다.


LED 팔찌 회수율 99%라는 또 다른 기록은, 한국인이 이 공연에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일본 도쿄와 핀란드 헬싱키가 나란히 세운 97%의 기록을 넘어선 회수율은 단지 환경 캠페인의 성과가 아니었다. 관객들은 “이건 한일전이다!”라며 마치 국가대표 경기를 치르듯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집단적 몰입과 감정 공유의 정점이었다.

 

coldplay @Seoul

 

🧠 한국인이 콜드플레이에 열광한 이유 – 감정의 허용구간

 

왜 한국인들은 이토록 콜드플레이에 열광했을까? 단순한 팬심이라기엔 이 반응은 사회적이고, 정서적이었다.
콜드플레이는 ‘감정의 허용구간’을 열어준 존재였다. 그들의 공연의 한국 관객들의 해방구였다. 

 

"Everyone is an alien somewhere"

 

그들의 음악은 “괜찮은 척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Fix You, The Scientist, Yellow 같은 곡은 누구도 정면으로 말해주지 않던 **“너의 슬픔도 의미가 있다”**는 감정의 언어를 전한다.

 

한국 사회는 속도, 경쟁, 단절, 불안으로 가득하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연결을 갈망한다.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연결되고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의식 같은 순간이었다. LED 팔찌가 켜지고, 수만 명이 같은 색으로 물드는 순간. 그건 단지 연출이 아니라, 정서적 연대의 증명이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내 감정은 틀리지 않았구나"

 

콜드플레이는 그렇게 수만 명에게 위로의 문장을 새겨주었다.

 

 

 

🌍 지속 가능성의 메시지, 음악 그 이상

 

이번 공연은 환경 메시지 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이 모든 것은 단지 홍보용 캠페인이 아니었다.

  • 티켓 한 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음악 탄소중립 선언’
  • 자전거 발전기와 생분해성 종이꽃가루
  • 재활용 무대와 플라스틱 반입 금지

콜드플레이는 2019년 투어를 멈추며 말했었다. “음악이 지구를 해친다면, 우린 그만둘 겁니다.” 그 진심이 이번 내한공연에 스며 있었다. 관객들은 그 ‘철학’까지도 공감하고 동참했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공연의 공동 제작자가 된 순간이었다.

 

Coldplay@Seoul

 

🎶 음악이란 무엇일까, 다시 묻게 한 밤

 

기술이 압도하고, 연출이 경쟁하는 시대다. 그러나 콜드플레이의 무대는 오히려 묻는다.
"음악이란, 결국 무엇일까?"그 대답은 관객 속에 있었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울었고, 누군가는 옆 사람의 손을 잡았으며, 누군가는 그냥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음악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마음의 언어였다. 음악은, 우리가 하나였다는 기억을 남기는 것이었다.


 

💫 그 밤은 끝났지만, 위로는 여전히 유효하다

콜드플레이는 말했다. "우린 다 같은 별에서 왔어요."
그 말은 한국인들에게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구원의 문장처럼 들렸다.
무대 위의 불빛보다 더 빛났던 것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수만 개의 마음들이었다.

그들은 떠났지만, 우리는 그 밤의 음악 안에 아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