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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4월 16일 첫 공연을 다녀오다

쓸모 & 쓰임새 2025. 4. 17. 14:44

“모두는 어딘가에선 외계인” Everybody is an alien somewhere– 콜드플레이가 선사한 다층적 해방의 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내한 콘서트를 다녀오다


 

"어딘가에서 우리는 외계인일지라도,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하나였다"

 

 

1. 세계적인 밴드를 만나다

 

야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무대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나에게는 하나의 문화적 사건이다.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들의 내한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었다. 그것은 기술과 예술, 인간성과 해방이 뒤섞인 대규모 퍼포먼스의 집약체였다. 공연이 열린 고양 종합운동장은 약 43,000석의 스태디움으로, 무대와 장비 설치로 일부 좌석을 제외하더라도 스탠딩 인원을 포함해 회당 5만 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 공연은 총 6회 예정되어 있었고, 간단한 계산만으로도 30만 명 이상이 이 밴드의 무대를 직접 눈과 귀로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티켓 평균 가격이 약 20만 원이라고 할 때, 공연 수익은 단순 추산으로 600억 원을 넘는다. 이는 단일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문화 콘텐츠의 자본화이자, 글로벌 브랜드로서 음악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의 증거다. K-Pop 그룹들이 세계에 나아가 이렇게 공연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그들이야말로 문화 전도사라는 생각이 든다. 

 

 

#ColdplaySeoul

 

파노라마 사진 고양 종합 경기장

2. 관객이 연출하는 공연, 기술과 감성의 융합

 

콜드플레이는 단지 음악 밴드가 아니다. 무대 연출가이자 감정 설계자다. 특히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배포된 LED 팔찌가 큰 역할을 했다. 자이로 밴드(Gyro Band)라 불리는 이 팔찌는 무선 제어를 통해 곡에 따라 색과 패턴을 달리하며 공연장 전체를 거대한 빛의 점묘화로 만들어냈다. 밴드의 손짓 하나에 수만 개의 빛이 일제히 반응하는 광경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구성이 단지 시각적 효과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플래닛(Planets)’, ‘문(Moons)’, ‘스타(Stars)’, ‘홈(Home)’ 등 공연은 각기 다른 테마로 나뉘어 있었고, 이는 음악, 조명, 메시지, 영상 연출까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빛과 사운드, 그리고 사람의 감정이 맞물리는 완성도 높은 체험형 콘서트였다.

 

 

 


3. 모두의 무대, 모두의 해방구

 

청중은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 공연의 일원이자 주체였다. 리드 보컬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Everyone is an alien somewhere”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외부인을 자처하며 무대에 선 그는, 오히려 그 공간에서 가장 많은 환영을 받은 존재였다. 반대로 우리는 일상의 무대에서 소외된 자들이었고, 그곳에서야말로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고, 팔을 흔들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해방시켰다. 그들은 노래에 반응하고, 빛에 물들며, 잠시 동안 ‘신 (神)’의 언어를 이해하는 이들처럼 행동했다. 인상적이었다. 한 명의 아티스트가 몇 만 명을 감동시키는 장면을 무대 위에서 내려다볼 때 느낄 전능감 (全能感)은, 어쩌면 이 직업이 가진 가장 위험하면서도 달콤한 유혹일지 모른다. 그는 아마도 신실한 신도를 모아놓고 설교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4. K-POP과 브리티시 록의 조우

오프닝 무대는 걸그룹 트와이스가 등장했다. 콜드플레이와 걸그룹이라는 조합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그것은 국제적 협업의 상징이었다. 특히 BTS와의 협업곡 My Universe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졌고,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국경과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의 힘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흥미로웠던 또 하나의 협업 무대는 We Pray. 팔레스타인계 칠레 출신 가수 Elyanna가 함께 했으며, 트와이스도 같이 참여했다. 중동풍의 멜로디와 브리티시 록이 만들어낸 긴장감은, 단순히 음악을 넘어선 문화적 대화처럼 느껴졌다. 이질감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기묘한 순간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ZRevp5HlE4

 

5. Fix You, 모두를 치유하는 음악의 힘

 

공연의 마지막은 무대 중앙이 아닌, 스탠딩존 한복판에 설치된 작은 무대에서 펼쳐졌다. 그것은 ‘무대’라는 경계를 허

물고 관객 속으로 내려온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Fix You가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화답했다. 어떤 이는 조용히 따라 불렀고, 어떤 이는 눈을 감은 채 흔들렸다. 그 공간에는 오직 하나의 에너지가 흐르고 있었다.

 


6. 수치를 넘는 경험의 가치

 

콜드플레이는 공연 후 LED 팔찌의 회수율을 나라별로 공개한다. 일본과 핼싱키에서는 97%, 홍콩은 94%가 회수되었다고 전광판은 말하고 있었다. 이것은 꼭 수치의 문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공연에서 ‘참여’가 무엇인지, ‘공존’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경험했다. 손목에 찬 작은 팔찌 하나가 거대한 예술의 일부가 되었듯, 우리 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 밤의 일부였다.

 

LED 자이로 팔찌

마치며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단순한 팝 콘서트를 넘어선 거대한 ‘문화 현상’이었다. 음악의 힘, 기술의 힘,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통하는 마음의 힘이 어우러진 거대한 퍼포먼스였다. 하나의 시대를 목격한 행운이었다.

 

"어딘가에서 우리는 외계인일지라도,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하나였다"


 

 

 

 

 

트와이스의 오프닝 무대

 

 

빛과 색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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